유마경 ; 불교 경전 해설본 (維摩詰所說經)
《유마경(維摩經)》은 원명을 비말라키르티 수트라(Vimalakīrti Sūtra)라고 하며 《반야경》에 이어 나타난 초기 대승경전 중에서도 그 성립이 오랜 것 중의 하나이다.
반야부 계통에 속하는『유마경』은 재가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이다. 불교경전 중에서 재가자를 주인공으로 한 경전은 『유마경』과 승만부인을 주인공으로 한 『승만경』만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두 경은 매우 중요한 경전으로 간주된다.『유마경』에서는 출가 중심의 왜곡된 불교를 철저하게 비판하여 대승불교의 진의를 밝히고 있다.
유마거사가 살고 있는 바이살리는 중인도 갠지스강 지류인 간다아크강의 연안에 발전된 상업도시로 화폐경제가 발달되었고,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정신이 넘쳤던 곳이었다. 유마거사는 이 시대의 자유롭고 진취적이며 비판적인 정신을 대표하고 있다.
경의 성립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대개 1~2세기 경으로 추정된다. 경의 주인공인 유마힐은 Vimalakīrti의 음역으로 “깨끗한 이름(淨名)” 또는 “때 묻지 않는 이름(無垢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경의 또 다른 이름인 『불가사의해탈경(不可思議解脫經)』은 제14장 「위촉품」에서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 경을 불가사의 해탈문이라고 이름한다.”라고 한 것에 근거해서 붙여진 경명이다. 이 경의 내용이 상식이나 이론적인 입장을 초월한 불가사의한 종교적 체험의 경지를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마경』은 산스크리트 원전은 없어졌지만, 일부가 월칭(月稱)의 『중론석(中論釋)』이나 적천(寂天)의 『대승집보살학론(大乘集菩薩學論)』에서 인용되고 있다.
대승경전 중에서 유마힐이 언급되는 경전으로는 『불설대방등정왕경(佛說大方等頂王經)』, 『불설월상녀경(佛說月上女經)』등이 있다. 『유마경』의 번역본으로는 고오탄(于闐)어 역 단편과, 페르시아의 한 방언인 소구드(Sogdh, 栗特)어 번역본 일부가 전해지고 있다. 티베트 역은 산스크리트 원전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한역(漢譯)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산스크리트어 원본과 티베트역이 있고 한역 3본(三本) 중에서는 라습(羅什)이 번역한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T.0475) 3권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1] 유마힐(維摩詰)이란 비말라키르티의 음역(音譯)으로서 바이샤리의 부호(富豪) 이름이다.
그는 이 경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재속(在俗) 신자(信者:居士)로 불교의 진수(眞髓)를 체득하고 청정(淸淨)한 행위를 실천하며 가난한 자에게는 도움을 주고 불량한 자에게는 훈계를 주어 올바른 가르침을 전하고자 노력하였다고 한다.
즉, 그는 재가신자(在家信者)의 이상상(理想像)이며, 이 유마힐을 모델로 하여 《반야경》에 서술된 공(空)의 사상을 실천적으로 체득하려는 대승보살(大乘菩薩)의 실천도(實踐道)를 강조하고, 세속(世俗)에 있어서 불도(佛道)를 실천하고 완성하게 됨을 설시(說示)하려는 것이 이 경의 내용이다.
또한 "마음이 정(淨)하면 국토(國土)도 정하여지니라"는 말을 비롯하여 종교적 명언이 많으며, 특히 중국에서 널리 읽힌데다 초기의 선종(禪宗)에서 매우 중요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