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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첨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송첨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미리보기> 소설 쓰는 사람에게도 각각 다른 버릇이 있어서 예컨대 작품 중에 나오는 어떤 인물의 이름에 있어서도 가령 이러이러한 성격과 환경의 인물을 등장 시키려 하면, 그런 사람이면 이런 이름을 붙이어야 적당하리라, 혹은 또 이런 이름의 사람은 여사여사한 성격을 가지고 여사여사한 과거, 혹은 환경을 가지어야 될 것이다. ─ 이러한 일종의 독특한 취택벽(取擇癖)이 있다. 그 예에 벗어나지 못하여 나 이 김동인이는 가령 ‘송 첨지’라 하는 인물을 소설의 주인공 내지 한 등장인물로 쓰고자 하면, ‘송 첨지’라는 이름에 따라서 ‘송 첨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면 그 생김생김은 이러하고 나이는 얼마쯤이며 성격은 어떠어떠한 사람이리라 ─ 적어도 그러한..
송첨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미리보기>
소설 쓰는 사람에게도 각각 다른 버릇이 있어서 예컨대 작품 중에 나오는 어떤 인물의 이름에 있어서도 가령 이러이러한 성격과 환경의 인물을 등장 시키려 하면, 그런 사람이면 이런 이름을 붙이어야 적당하리라, 혹은 또 이런 이름의 사람은 여사여사한 성격을 가지고 여사여사한 과거, 혹은 환경을 가지어야 될 것이다. ─ 이러한 일종의 독특한 취택벽(取擇癖)이 있다.

그 예에 벗어나지 못하여 나 이 김동인이는 가령 ‘송 첨지’라 하는 인물을 소설의 주인공 내지 한 등장인물로 쓰고자 하면, ‘송 첨지’라는 이름에 따라서 ‘송 첨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면 그 생김생김은 이러하고 나이는 얼마쯤이며 성격은 어떠어떠한 사람이리라 ─ 적어도 그러한 인물이 아니면 맞지 않으리라. 이러한 예정 혹은 코스가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송 첨지’라는 인물 하나를 붙들어서 그의 생애사(生涯史)의 한 토막을 독자 앞에 공개하고자 하는데, 우선 가령 ‘송 첨지’라 하면 얼른 듣기에 ‘복덕방’이라는 시양목 휘장 앞에 긴 걸상 놓고 딱선부 채 딱딱거리며 곰방대 물고 눈이 멀찐멀찐 행인(行人)들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중로(中老)의 집주름쯤으로 여기기 쉬울 것이나, 내가 지금 적고자 하는 송 첨지는 학슬 대신 에보나이트 안경을 쓰고 양복 비슷한 옷에 넥타이도 매고 좀 모양은 없으나 단장도 짚고, 일본 말은 무론 영어도 제법 하고, 구두도 신고- 나이는 오십 안팎 ─ 송 첨지라기보다 ‘송주사’라든가 ‘송 선생’이라든가 하여야 빨리 인식될 ─ 판에서 벗어난 종류의 사람이다.
* 작가 : 김동인
金東仁 (1900-1951) 호는 금동(琴童). 소설가. 평양 출생. 한국 현대문학의 터전을 마련한 신문학의 개척자.
문예지 <창조>의 동인으로 이광수의 계몽문학에 반기를 들고 순문학운동을 내세웠다. 진정한 서구적 자연주의 경향의 문학을 확립했고, 이 땅에 본격적인 단편소설에 대한 기반을 세웠다.

단편집에 <감자> <목숨> <김동인 단편집>이 있으며, <운현궁의 봄> <대수양(大首陽)> <젊은 그들> <견훤> 등의 역사소설이 있으며, 평론에 <춘원연구> <한국근대소설고>가 있다. 단편소설 <감자> <배따라기> <광염 소나타> 등은 우리 현대문학사의 전형적인 작품이며, <붉은 산>은 민족주의적인 작품으로 평가되며, 중편 <김연실전>은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 밖에 <약한 자의 슬픔> <마음이 옅은 자여> <유서> <명문> <광화사> <발가락이 닮았다> <K박사의 연구> <대동강> <태형>등의 단편 및 중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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