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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혼인편);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그 여자의 일생(혼인편);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나는 조선 사람을 향하여 내 속을 말하느라고 소설을 씁니다. 나는 세계적으로 칭찬을 받는 소설가라는 말 듣기를 원하는 마음은 터럭끝만큼도 없읍니다. 내 소원은 오직 조선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읽어서 내가 하려는 말을 알아 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그 내 속이란 것이 몇 푼어치나 되는지, 내 이야기를 조선 사람이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 그것은 나는 모릅니다. 나는 오직 내가 동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쓸 뿐입니다. 사정이 허하고 내 표현하는 재주(예술)가 허하는 한에서 내 속을 털어 놓을 뿐입니다. 「어리석은 반벙어리」의 이야기일는지 모르나 약싹빠른 이야깃군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님은 하늘을 두고 맹세할 수 있읍니다. ..
그 여자의 일생(혼인편);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나는 조선 사람을 향하여 내 속을 말하느라고 소설을 씁니다. 나는 세계적으로 칭찬을 받는 소설가라는 말 듣기를 원하는 마음은 터럭끝만큼도 없읍니다. 내 소원은 오직 조선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읽어서 내가 하려는 말을 알아 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그 내 속이란 것이 몇 푼어치나 되는지, 내 이야기를 조선 사람이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 그것은 나는 모릅니다. 나는 오직 내가 동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쓸 뿐입니다. 사정이 허하고 내 표현하는 재주(예술)가 허하는 한에서 내 속을 털어 놓을 뿐입니다.

「어리석은 반벙어리」의 이야기일는지 모르나 약싹빠른 이야깃군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님은 하늘을 두고 맹세할 수 있읍니다.

이 이야기 〈그 女子[여자]의 一生[일생]〉도 마찬가지어서, 내가 조선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하나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하려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의신다면, 그 대답은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줍시오.』할 수밖에 없읍니다. 왜 그런고 하면, 더 간단히 할 수 있는 이야기 같으면 이렇게 길게 쓸 필요가 없읍니다. 내 재주로는 이 이상 더 줄여서 말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렇지마는, 그래도 네가 〈그 女子[여자]의 一生[일생]〉에서 하려는 말의 요령을, 비록 불완전하게라도 한두 가지 관념만이라도 말해 보라 하면 그런 의미로는 말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그럼 말해 보겠읍니다
* 작가 : 이광수
李光洙 (1892- ? ) 호는 춘원(春園). 평북 정주 출생. 최남선과 함께 한국 신문학의 개척자이며 소설가.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수업한 뒤 민족사상을 고취하는 계몽적인 이상주의 소설을 많이 썼다. 1919년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독립신문>의 주필, 귀국 후 <조선일보>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1917년 한국 최초의 장편소설 <무정>을 발표하였고, 최초의 단편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를 비롯하여 <개척자> <흙> <유정> <무명> 등 많은 소설과 논문·수필·기행문·서간문 등을 발표하였다. 일제 말기에는 친일파로 변절했고, 6·25전쟁 때 납북되었으며, 그가 걸어온 길은 바로 한국 현대문학이 걸어온 길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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