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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호동(王子好童);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왕자호동(王子好童);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무르익었던 봄빛도 차차 사라지고 꽃 아래서 돋아나는 푸르른 새 움이 온 벌을 장식하는 첫여름이었다. 옥저(沃沮) 땅 넓은 벌에도 첫여름의 빛은 완연히 이르렀다. 날아드는 나비, 노래하는 벌떼─ 만물은 장차 오려는 성하(盛夏)를 맞기에 분주하였다. 이 벌판 곱게 돋은 잔디밭에 한 소년이 딩굴고 있다. 그 옷차림으로 보든지 또는 얼굴 생김으로 보든지 고귀한 집 도령이 분명한데, 한 사람의 하인도 데리지 않고 홀로이 이 벌판에서 딩굴고 있다. 일 없는 한가한 시간을 벌판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보내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 이었다. 때때로 벌떡 일어나서는 동편쪽 한길을 멀리 바라 ..
왕자호동(王子好童);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무르익었던 봄빛도 차차 사라지고 꽃 아래서 돋아나는 푸르른 새 움이 온 벌을 장식하는 첫여름이었다.

옥저(沃沮) 땅 넓은 벌에도 첫여름의 빛은 완연히 이르렀다. 날아드는 나비, 노래하는 벌떼─ 만물은 장차 오려는 성하(盛夏)를 맞기에 분주하였다.

이 벌판 곱게 돋은 잔디밭에 한 소년이 딩굴고 있다. 그 옷차림으로 보든지 또는 얼굴 생김으로 보든지 고귀한 집 도령이 분명한데, 한 사람의 하인도 데리지 않고 홀로이 이 벌판에서 딩굴고 있다.

일 없는 한가한 시간을 벌판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보내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 이었다. 때때로 벌떡 일어나서는 동편쪽 한길을 멀리 바라 보고 귀를 기울이고, 그러다가는 다시 누워 딩굴고 하는 품 이, 동쪽 한길에 장차 나타날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이러기를 한나절, 또 첫여름의 긴 해도 좀 서쪽으로 기운 듯한 때에 이 소년은 또다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귀를 기울였다.

소년은 비로소 방긋 웃었다. 그리고 빨리 일어나서 좀 이 편 쪽에 있는 수풀에 몸을 숨겼다. 거기는 이 소년의 승마 (乘馬)인 듯한 수(繡) 안장의 백마가 한 마리 소년을 기다리 고 있었다.

이 소년이 풀숲에 몸을 숨기자 저편 한 길에는 완연히 인 마의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차차 커지면서 한길에는 한 행차가 나타났다.
* 작가 : 김동인
金東仁 (1900-1951) 호는 금동(琴童). 소설가. 평양 출생. 한국 현대문학의 터전을 마련한 신문학의 개척자.
문예지 <창조>의 동인으로 이광수의 계몽문학에 반기를 들고 순문학운동을 내세웠다. 진정한 서구적 자연주의 경향의 문학을 확립했고, 이 땅에 본격적인 단편소설에 대한 기반을 세웠다.

단편집에 <감자> <목숨> <김동인 단편집>이 있으며, <운현궁의 봄> <대수양(大首陽)> <젊은 그들> <견훤> 등의 역사소설이 있으며, 평론에 <춘원연구> <한국근대소설고>가 있다. 단편소설 <감자> <배따라기> <광염 소나타> 등은 우리 현대문학사의 전형적인 작품이며, <붉은 산>은 민족주의적인 작품으로 평가되며, 중편 <김연실전>은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 밖에 <약한 자의 슬픔> <마음이 옅은 자여> <유서> <명문> <광화사> <발가락이 닮았다> <K박사의 연구> <대동강> <태형>등의 단편 및 중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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