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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실(嘉實);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가실(嘉實);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설화을 배경으로한 단편소설: 때는 김유신이 한창 들랄리던 신라말단이다. 가을볕이 째듯이 비추인 마당에는 벼낫가리, 콩낫가리, 메밀낫가리들이 우뚝우뚝 섰다. 마당 한쪽에는 겨우내 때일 통나무덤이가 있다. 그나무덤이 밑에 어떤 열 일곱 살 된 어여쁘고 튼튼한 처녀가 통나무에 걸터 앉어서 남쪽 행길을 바라보고 울고 있다. 이때에 어떤 젊은 농군 하나이 큰 도끼를 메고 마당을 들어오다가 처녀가 앉어 우는 것을 보고 우뚝 서서, “아기 웨 울어요?”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다. 처녀는 행길을 바라보던 눈물고인 눈으로 젊은 농군을 쳐다보고 가만히, “나라에서 아버지를 부르신개야요.”하고 눈물고인 자기의 얼굴을 ..
가실(嘉實);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설화을 배경으로한 단편소설:
때는 김유신이 한창 들랄리던 신라말단이다. 가을볕이 째듯이 비추인 마당에는 벼낫가리, 콩낫가리, 메밀낫가리들이 우뚝우뚝 섰다. 마당 한쪽에는 겨우내 때일 통나무덤이가 있다. 그나무덤이 밑에 어떤 열 일곱 살 된 어여쁘고 튼튼한 처녀가 통나무에 걸터 앉어서 남쪽 행길을 바라보고 울고 있다. 이때에 어떤 젊은 농군 하나이 큰 도끼를 메고 마당을 들어오다가 처녀가 앉어 우는 것을 보고 우뚝 서서,

“아기 웨 울어요?”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다.

처녀는 행길을 바라보던 눈물고인 눈으로 젊은 농군을 쳐다보고 가만히,

“나라에서 아버지를 부르신개야요.”하고 눈물고인 자기의 얼굴을 감추려는 듯이 외면하고 돌아서니 길게 따아느린 머리가 치렁치렁하다.

“나라에서 부르셔요?”

* 작가 : 이광수
李光洙 (1892- ? ) 호는 춘원(春園). 평북 정주 출생. 최남선과 함께 한국 신문학의 개척자이며 소설가.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수업한 뒤 민족사상을 고취하는 계몽적인 이상주의 소설을 많이 썼다. 1919년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독립신문>의 주필, 귀국 후 <조선일보>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1917년 한국 최초의 장편소설 <무정>을 발표하였고, 최초의 단편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를 비롯하여 <개척자> <흙> <유정> <무명> 등 많은 소설과 논문·수필·기행문·서간문 등을 발표하였다. 6·25전쟁 때 납북되었으며, 그가 걸어온 길은 바로 한국 현대문학이 걸어온 길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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