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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약가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정조와 약가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최주부는 조그마한 D촌이 모시고 있기에는 오감할 만큼 유명한 의원이다. 읍내 김참판댁 손부가 산후증으로 가슴이 치밀어서 금일금일 운명할 것을 단 약 세 첩에 돌린 것도 신통한 일이어니와, 더구나 조보국댁 젊은 영감님이 속병으로 해포를 고생하여 경향의 명의는 다 불러 보았으되 그래도 효험이 안 나니까 그 숱한 돈을 들여 가며 서울에 올라가 병원인가 한 데에서 여러 달포를 몸져누워 치료를 받았으되 필경에는 앙상하게 뼈만 남아 돌아오게 된 것을 이 최주부의 약 두 제 먹고 근치가 된 것도 신기한 이야기거리다. 이 촌에서 저 촌으로 그야말로 궁둥이 붙일 겨를도 없이 불려다니고 심지어 서울 출입까지 항다반 있었다. 애병, 어른병, 속병,..
정조와 약가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최주부는 조그마한 D촌이 모시고 있기에는 오감할 만큼 유명한 의원이다. 읍내 김참판댁 손부가 산후증으로 가슴이 치밀어서 금일금일 운명할 것을 단 약 세 첩에 돌린 것도 신통한 일이어니와, 더구나 조보국댁 젊은 영감님이 속병으로 해포를 고생하여 경향의 명의는 다 불러 보았으되 그래도 효험이 안 나니까 그 숱한 돈을 들여 가며 서울에 올라가 병원인가 한 데에서 여러 달포를 몸져누워 치료를 받았으되 필경에는 앙상하게 뼈만 남아 돌아오게 된 것을 이 최주부의 약 두 제 먹고 근치가 된 것도 신기한 이야기거리다.

이 촌에서 저 촌으로 그야말로 궁둥이 붙일 겨를도 없이 불려다니고 심지어 서울 출입까지 항다반 있었다. 애병, 어른병, 속병, 헌데 할것없이 그의 손이 닿는 대로 마치 귀신이 붙어다니는 것처럼 신통한 효력을 내었다.

맥도 잘 짚고 침도 잘 놓고 헌데도 잘 째고 백발백중하는 그 탕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마는 무슨 약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의 고약이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명약이었다.

나무하다가 낫에 베인 손가락, 모심기하다가 거머리한테 물리고 그대로 발이 짓물러서 썩어들어가는 데도 그의 보약 한 장이면 씻은 듯이 나았다.
* 작가: 현진건

玄鎭健 (1900-1941) 호는 빙허(憑虛). 소설가. 대구 출생. 도쿄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1920년 <개벽>에 단편 <희생화(犧生花)>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장. 처음에 <백조> 동인으로 활약했고, 1921년 <빈처(貧妻)>로써 문명을 얻었다.

그는 <백조>파의 낭만적인 경향과는 달리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로 단편소설의 개척에 큰 공적을 이룩했다. 대표작으로 단편 <운수 좋은 날>(1924)을 비롯하여 <불>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이 있고 장편에 역사소설 <무영탑(無影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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