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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토(糞土);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분토(糞土);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목침만한 나무토막을 앞에 놓고, 칼로써 이리 깎고 저리 깎다가, (아마 무슨 신상=神像을 조각하던 듯) 이젠 싫증이 났는지, 혼잣말로, 『제법 이런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네. 이 세상 쉬운 일이 란 하나도 없군.』 하면서, 나무토막을 앞으로 밀어 치웠다. 비로소 머리를 들었다.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이었다. 『아직 있었느냐. 언제부터라고. 장난에 정신이 팔려서…. 물러 가거라. 언제부터라고 그냥 서 있담…』 『…대신(大臣)님 분부를 받잡고자.』 『분부? 무슨 일이더라? 장난에 정신팔려서 무슨 일이 있 는지 잊었구나.』
분토(糞土);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목침만한 나무토막을 앞에 놓고, 칼로써 이리 깎고 저리 깎다가, (아마 무슨 신상=神像을 조각하던 듯) 이젠 싫증이 났는지, 혼잣말로,

『제법 이런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네. 이 세상 쉬운 일이 란 하나도 없군.』 하면서, 나무토막을 앞으로 밀어 치웠다.

비로소 머리를 들었다.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이었다.

『아직 있었느냐. 언제부터라고. 장난에 정신이 팔려서….

물러 가거라. 언제부터라고 그냥 서 있담…』

『…대신(大臣)님 분부를 받잡고자.』

『분부? 무슨 일이더라? 장난에 정신팔려서 무슨 일이 있 는지 잊었구나.』
* 작가 : 김동인
金東仁 (1900-1951) 호는 금동(琴童). 소설가. 평양 출생. 한국 현대문학의 터전을 마련한 신문학의 개척자.
문예지 <창조>의 동인으로 이광수의 계몽문학에 반기를 들고 순문학운동을 내세웠다. 진정한 서구적 자연주의 경향의 문학을 확립했고, 이 땅에 본격적인 단편소설에 대한 기반을 세웠다.

단편집에 <감자> <목숨> <김동인 단편집>이 있으며, <운현궁의 봄> <대수양(大首陽)> <젊은 그들> <견훤> 등의 역사소설이 있으며, 평론에 <춘원연구> <한국근대소설고>가 있다. 단편소설 <감자> <배따라기> <광염 소나타> 등은 우리 현대문학사의 전형적인 작품이며, <붉은 산>은 민족주의적인 작품으로 평가되며, 중편 <김연실전>은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 밖에 <약한 자의 슬픔> <마음이 옅은 자여> <유서> <명문> <광화사> <발가락이 닮았다> <K박사의 연구> <대동강> <태형>등의 단편 및 중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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