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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기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낙엽기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창기슭에 붉게 물든 담쟁이 잎새와 푸른 하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이 한 폭도 비늘 구름같이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자랑하던 창 밖의 한 포기의 벚나무는 또한 가장 먼저 가을을 내버리고 앙클한 회초리만을 남겼다. 아름다운 것이 다 지나가 버린 늦가을은 추잡하고 한산하기 짝없다. 담쟁이로 폭 씌어졌던 집도 초목으로 가득 덮였던 뜰도 모르는 결에 참혹하게도 옷을 벗기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만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꿈의 채색을 여지없이 잃어 버렸다. 벽에는 시들어 버린 넝쿨이 거미줄같이 얼기설기 얽혔고 마른 머룽송이 같은 열매가 함빡 맺혔을 뿐이다. 흙 한 줌 찾아볼 수 없이 푸르던 뜰에서는 지금에는 푸른 ..
낙엽기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창기슭에 붉게 물든 담쟁이 잎새와 푸른 하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이 한 폭도 비늘 구름같이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자랑하던 창 밖의 한 포기의 벚나무는 또한 가장 먼저 가을을 내버리고 앙클한 회초리만을 남겼다. 아름다운 것이 다 지나가 버린 늦가을은 추잡하고 한산하기 짝없다.

담쟁이로 폭 씌어졌던 집도 초목으로 가득 덮였던 뜰도 모르는 결에 참혹하게도 옷을 벗기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만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꿈의 채색을 여지없이 잃어 버렸다.

벽에는 시들어 버린 넝쿨이 거미줄같이 얼기설기 얽혔고 마른 머룽송이 같은 열매가 함빡 맺혔을 뿐이다. 흙 한 줌 찾아볼 수 없이 푸르던 뜰에서는 지금에는 푸른 빛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 작가 : 이효석

李孝石 (1907-1942) 호는 가산(可山). 소설가.강원도 평창(平昌) 출생. 경성제국대학 문과 졸업, 숭실전문(崇實專門) 교수 등을 역임. 프로문학이 왕성하던 무렵의 재학시대부터 작품을 발표,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 불린다.

1928년 자유 노동자의 생활을 취재한 <도시와 유령>(1928)을 <조선지광>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장했으며, <노령 근해(露嶺近海)>(1930), <상륙(上陸)> <북국 사신(北國私信)> 등 경향적인 작품을 발표했다.

1932년경 한때 총독부 도서과(圖書課)에 취직했던 일로 비난을 받아 한동안 작품활동을 중지했다가 1933년 <돈(豚)>을 발표했으며 <돈> 이후에는 작품 경향을 전환하여 자연과 인간의 본능적인 순수성을 추구했고, 소설관으로 서정성을 내세우고 있다.

후기 작품으로는 <성화(聖畵)>(1935) <산>(1936) <분녀(粉女)>(1936) <장미 병들다>(1938) 등이 있고, 1936년에 발표된 <메밀꽃 필 무렵>은 광복 이전 우리 문학의 대표작이다. 장편에 <화분(花粉)>(1942) <벽공 무한(碧空無限)> <창공(蒼空)> 등이 있으나, 단편작가로서 뚜렷한 문학사적 위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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