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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정조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주인아비는 행랑어멈 때문에 속이 책을 대로 섹었다. 나가래자니 그것이 고분이 나갈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두고 보자니 괘씸스러운 것이 하루가 다 민망하다. 어멈의 버릇은 서방님이 버려 놓은 것이 분명하였다. 아씨는 아직 이불 속에 들어 있는 남편 앞에 도사리고 앉아서는 아침마다 졸랐다. 왜냐면 아침때가 아니곤 늘 난봉피러 보다니는 남편을 언제 한 번 조용히 대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나마도 어제 밤이 새도록 취한 술이 미처 깨질 못하여 얼굴이 벌거니 늘어진 사람을 흔들멱, 「여보 ! 자우? 벌써 열 점 반이 넘었수. 기운 좀 채리우」 하고 말을 달이는 것은 그리 정다운 잎이 아니었다.
정조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주인아비는 행랑어멈 때문에 속이 책을 대로 섹었다. 나가래자니 그것이 고분이 나갈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두고 보자니 괘씸스러운 것이 하루가 다 민망하다. 어멈의 버릇은 서방님이 버려 놓은 것이 분명하였다.

아씨는 아직 이불 속에 들어 있는 남편 앞에 도사리고 앉아서는 아침마다 졸랐다. 왜냐면 아침때가 아니곤 늘 난봉피러 보다니는 남편을 언제 한 번 조용히 대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나마도 어제 밤이 새도록 취한 술이 미처 깨질 못하여 얼굴이 벌거니 늘어진 사람을 흔들멱,

「여보 ! 자우? 벌써 열 점 반이 넘었수. 기운 좀 채리우」 하고 말을 달이는 것은 그리 정다운 잎이 아니었다.
* 작가 : 김유정
金裕貞 (1908-1937) 소설가. 춘천 출생. 휘문고보를 나온 뒤 연희전문 문과를 중퇴. 1935년 <소나기>(조선일보 당선)와 <노다지>(중앙일보 당선)로 문단에 등장. 1937년 폐결핵으로 별세하기까지 우수한 작품들을 발표하여 일약 중견작가가 됨. 불우한 환경과 병고 속에서 인생을 마친 작가로, 일제 말기에 활동한 작가 중 가장 역량있는 단편 작가의 한 사람.

그는 능란한 문장, 구수한 속어를 구사한 작가로, 불우한 인간 군상을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그의 작풍 뒤에는 항상 짙은 인간미와 애수(哀愁)가 깃들어 있다.

그는 요절하기까지 2년여의 작가 생활에 30여 편의 단편을 남김. 주요 작품에는 <노다지> <금 따는 콩밭>(이상 1935) <산골> <동백꽃> <봄봄> <가을> <야앵(夜櫻)>(이상 1936) 등이 있음. 작품집으로는 <동백꽃>이 있으며 유고로 <김유정 전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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