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부모의 덕택으로 궐은 날 때부터 수만 원 재산의 소유자였다. 수년전 부친이 별세하시자 무서운 친군의 압박과 구속을 벗어난 궐은 인제 맏형으로부터 제 모가치를 타게도 되었다.
새 아내의 따뜻한 사랑을 알뜰살뜰히 향락하기 위함에 번루 많고 방해 많은 고향××부를 떠난 궐은 바람 끝에 꽃 날리는 늦은 봄에 서울에서 신살림을 차리기로 되었다.
우선 한 스무남은 칸 되는 집을 장만한 그들은 다년의 동경대로, 포부대로 이상적 가정을 꾸미기에 노력하였다―― 마루는 도화심목(桃花心木) 테이블에 놓고 그 주위를 소파로 둘러 응접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안방은 침실, 건넌방은 서재, 들 아랫방은 식당으로 정하였다.
놋그릇은 위생에 해롭다 하여 사기그릇, 유리그릇만 사용하기로 하고, 세간도 조선의(朝鮮衣)걸이, 삼층장 같은 것은 거창스럽다 하여 전부 폐지하였다.
* 작가 : 현진건
玄鎭健 (1900-1941) 호는 빙허(憑虛). 소설가. 대구 출생. 도쿄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1920년 <개벽>에 단편 <희생화(犧生花)>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장. 처음에 <백조> 동인으로 활약했고, 1921년 <빈처(貧妻)>로써 문명을 얻었다.
그는 <백조>파의 낭만적인 경향과는 달리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로 단편소설의 개척에 큰 공적을 이룩했다. 대표작으로 단편 <운수 좋은 날>(1924)을 비롯하여 <불>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이 있고 장편에 역사소설 <무영탑(無影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