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煩惱);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이 보툴[홀아비]아, 왜 이려."
남편은 술이 얼근하여 일어나는 R을 붙잡았습니다. 그 바람에 상에서 저가 내려지며 쟁그렁 소리를 냈습니다.
"이 사람아 놓아. 난 취했네. 가서 자야지. 아주머니 미안합니다. 종종 이렇게 와서 폐를 끼쳐서……"
"원 선생님두 별말씀 다하시네. 어서 앉으셔요. 술 더 사올 터이니……."
"오라잇! 그저 우리 마누라지. 얼른 사오우"
R은 내 손에 쥐어지는 술병을 빼앗으며,
"이전 더 못하겠습니다."
"이놈의 보툴이"
남편은 R의 손을 덮쳐 쥐어 술병을 빼앗아 나에게 돌립니다. 나는 나는 듯이 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 작가 : 강경애
姜敬愛 (1907-1943) 여류 소설가.황해도 출생. 간도(間島)에 이주하여 살다가 그 곳에서 죽음. 1931년 <어머니와 딸>로 문단에 등장, 자연주의 경향이 짙은 소설을 발표함. 작품에 <부자>(1932) <소금>(1934) <해고>(1935) <산남(山男)>(1936) <어둠>(1937) 등의 단편과 중편으로 <지하촌(地下村)>(1936)이 있으며, 장편으로는 <인간문제>(1933) 등 소박한 리얼리즘이 반영된 작품이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