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문학 읽기 368

봄과 따라지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유정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28 3 0 2 2017-05-23
봄과 따라지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지루한 한 겨울동안 꼭 옴츠려졌던 몸뚱이가 이제야 좀 녹고보니 여기가 근질근질, 저기가 근질근질. 등어리는 대구 군실거린다 . 행길에 삐죽 섰는 전봇대에 다 비스듬히 등을 비겨대고 쓰적쓰적 부벼도 좋고. 왼팔에 걸친 밥통을 땅에 내려논 다음 그 팔을 뒤로 제쳐올리고 또 바른 팔로 발꿈치를 들어올리고 그리고 긁죽긁죽 긁어도 좋다. 번히는 이래야 원 격식은 격식이로되 그러나 하고 보자면 손톱하나 놀리기가 성가신 노릇. 누가 일일이 그리고만 있는가. 장삼인지 저고린지 알 수 없는 앞자락이 척 나간 학생복 저고리. 허나 삼년간을 내려입은 덕택에 속껍데기가 꺼칠하도록 때에 절었다. 그대로 선 채 어깨만 한번..

술값 외상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22 3 0 3 2017-05-23
술값 외상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임진 난리라는 무서운 국난을 겪기 때문에 국탕이 한때 죄 고갈되었던 그 상처도 한 삼십 년 지나서는 얼마만치 회복되었다. 임진 직후에는 무슨 관기(官妓)깨나 있다손치더라도 그런가보다쯤으로 여겼지 명기니 무엇이니 구별할 만 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거니와 그것도 한 삼십 년 지나니까 사람의 본능이란 할 수 없는 것이라 유흥이 늘어 가고 명기니 무엇이니 하는 것도 차차 생겨났다. 이러한 가운데 자고로 기생으로 이름 높은 평양에 동정월(洞庭月)이라는 기생 —명기가 있었다. 노래 잘하였다. 춤 잘 추었다. 묵화(墨畵) 깨도 칠 줄 알았다. 기생으로 가져야 할 지식은 다 그만하면 제법이었다..

남경조약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71 3 0 4 2017-05-23
남경조약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이만여 상자의 아편. 청국민의 돈을 빨아올리기 위하여 영국 상인들이 광동(廣東)에 갖다 두었던 놀라운 수량의 아편은 흠차대신(欽差大臣) 호광(湖廣) 총독 임칙서(林則徐)의 단호한 처분으로 호문수도(虎門水道)에서 모두 불태워 버렸다. 그러나 임칙서는 아편을 불태워 버린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몽몽한 연기를 하늘로 올리며 이만여 상자의 아편이 불타오르는 동안 임칙서는 누차 현장을 순찰하였다. 순찰할 때마다 본 것은 아편 중독자들이 현장 근처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편은 그 불탄 재도 아편의 성분을 갖고있다 한다. 이 근처를 배회하는 중독자들은 장차 감관원들이 철퇴한 뒤..

송첨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02 11 0 12 2017-05-23
송첨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미리보기> 소설 쓰는 사람에게도 각각 다른 버릇이 있어서 예컨대 작품 중에 나오는 어떤 인물의 이름에 있어서도 가령 이러이러한 성격과 환경의 인물을 등장 시키려 하면, 그런 사람이면 이런 이름을 붙이어야 적당하리라, 혹은 또 이런 이름의 사람은 여사여사한 성격을 가지고 여사여사한 과거, 혹은 환경을 가지어야 될 것이다. ─ 이러한 일종의 독특한 취택벽(取擇癖)이 있다. 그 예에 벗어나지 못하여 나 이 김동인이는 가령 ‘송 첨지’라 하는 인물을 소설의 주인공 내지 한 등장인물로 쓰고자 하면, ‘송 첨지’라는 이름에 따라서 ‘송 첨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면 그 생김생김은 이러하고 나이는 얼마쯤이며 성격은 어..

논이야기 ; 채만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채만식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95 8 0 61 2017-05-23
논이야기 ; 채만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일인들이 토지와 그 밖에 온갖 재산을 죄다 그대로 내어놓고, 보따리 하나에 몸만 쫓기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한생원은 어깨가 우쭐하였다. "거 보슈 송생원, 인전 들, 내 생각 나시지?" 한생원은 허연 탑삭부리에 묻힌 쪼글쪼글한 얼굴이 위아래 다섯 대밖에 안 남은 누―런 이빨과 함께 흐물흐물 웃는다. "그러면 그렇지, 글쎄 놈들이 제아무리 영악하기로소니 논에다 네 귀탱이 말뚝 박구섬 인도깨비처럼, 어여차 어여차, 땅을 떠가지구 갈 재주야 있을 이치가 있나요?" 한생원은 참으로 일본이 항복을 하였고, 조선은 독립이 되었다는 그날―---팔월 십오일 적보다도 신이 나는 소식..

눈을 겨우 뜰때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1 6 0 15 2017-05-23
눈을 겨우 뜰때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것은 1918년에 평양에서 생긴 조그만 비극의 하나이다. <소설 미리보기> 위아래, 동서남북, 모두 불이다. 강좌우편 언덕에 달아 놓은 불, 배에서 빛나는 수 천의 불, 지절거리며 오르내리는 수 없는 배, 배 틈으로 조금씩 보이는 물에서 반짝이는 푸른 불, 언덕과 배에서 지절거리는 사람의 떼, 그 지절거림을 누르고 때로는 크게 울리는 기생의 노래, 그것을 모두 싼 어두운 대기에 반사하는 빛, 강렬한 사람의 냄새…… 유명한 평양 4월 8일의 불놀이의 경치를 순서 없이 벌여 놓으면 대개 이것이다. 도깨비는 어둠에 모여들고 사람은 불에 모여든다. 그들은 거기서 삶을 찾고 즐거움을 찾고 위..

태형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45 9 0 20 2017-05-23
태형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기쇼오(起床)!" 잠은 깊이 들었지만 조급하게 설렁거리는 마음에 이 소리가 조그맣게 들린다. 나는 한 순간 화다닥 놀래어 깨었다가 또다시 잠이 들었다. "여보,기쇼야,일어나오." 곁의 사람이 나를 흔든다. 나는 돌아누웠다. 이리하여 한 초 두 초, 꿀보다도 단 잠을 즐길 적에 그 사람은 나를 또 흔들었다. "잠 깨구 일어나소." "누굴 찾소?" 이렇게 나는 물었다. 머리는 또다시 나락의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러디 말고 일어나요. 지금 오방 댕껭(點檢)합넨다." "여보, 십 분 동안만 더 자게 해주." "그거야 내가 알갔소? 간수한테 들키면 ..

미정고 장편 ; 나도향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나도향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09 6 0 9 2017-05-23
미정고(未定稿)장편 ; 나도향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글 미리보기> 가을의 세검정(洗劍亭)은 더한층 사람을 쓸쓸하게 함이 있 다. 세검정의 역사적 내력을 말할 것은 없으나 우리로서 그 자리에 서서 옛일을 돌아보는 이의 마음 가운데 물들듯이 스며드는 감상이 있다고 하면 그것이 곧 우리의 마음속에 속살거려 주는 새검정의 말일 것이니 그것을 듣는 이에 따 라서 그 말의 빛이 엷고 진함이 다르기는 할는지 모르겠으 나 그 말이 그 말일 것은 다시 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날이 아직 더웁지는 아니하였으나 높다라니 개인 벽옥색 하늘에는 서쪽으로 넘어가는 저녁해가 장엄한 오색빛을 서 편 산 위에서 하늘을 향하여 흠뻑 퍼뜨리었다. 그 빛을 다 시 이쪽 산이 가리어..

이순신전 ; 신채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신채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36 21 0 21 2017-05-23
이순신전 ; 신채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제1장 서론 제2장 이순신이 어렸을 때와 소시적의 일 제3장 이순신의 출신(出身)과 그 후에 곤란 제4장 오랑캐를 막던 조그만 싸움과 조정에서 인재를 구함 제5장 이순신이 전쟁을 준비 제6장 부산 바다로 구원하려 간 일 제7장 이순신이 옥포에서 첫번 싸움 제8장 이순신의 제2전(당포(唐浦)) 제9장 이순신의 제3전(견내량(見乃梁)) 제10장 이순신의 제4전(부산(釜山)) 제11장 제5전 후에 이순신 제12장 이순신의 구나(拘拿) 제13장 이순신의 옥에 들어갔다가 나오던 동안 집과 나라의 비참한 운수 제14장 이순신의 통제사 재임과 명량(鳴梁)에서 대승첩 제15장 왜적의 말로 제16장 진..

노다지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유정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38 3 0 5 2017-05-24
노다지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그믐 칠야 캄캄한 밤이었다. 하늘에 별은 깨알같이 총총 박혔다. 그 덕으로 솔숲 속은 간신히 희미하였다. 험한 산중에도 우중충하고 구석배기 외딴 곳이다. 버석만 하여도 가슴이 덜렁한다. 호랑이, 산골 호생원! 만귀는 잠잠하다. 가을은 이미 늦었다고 냉기는 모질다. 이슬을 품은 가랑잎은 바시락바시락 날아들며 얼굴을 축인다. 꽁보는 바랑을 모로 베고 풀 위에 꼬부리고 누웠다가 잠깐 깜박하였다. 다시 눈이 띄었을 적에는 몸서리가 몹시 나온다. 형은 맞은편에 그저 웅크리고 앉았는 모양이다. "성님, 인저 시작해 볼라우!" "아직 멀었네, 좀 춥더라도 참참이 해야지……." 어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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