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문학 읽기 368

허생전(許生傳);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82 7 0 14 2017-05-24
허생전(許生傳);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다방골 변 진사라면 모를 사람이 누구랴. 서울 장안은 말 할 것도 없고, 조선 팔도에 아동 주졸이라도 조선 갑부다방 골 변 진사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었지요. 참말이 완이 이 대장은 혹 모0르는 이가 있었을는지 모르지마는 다방골 변 진사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었으리라. 올라오다가 남으로 뚫린 골목이 었었습니다. 그 골목을 썩 들어서면 벌써 드는 나는 사람, 마치 큰 장거리나 같지요. 그 사람들을 헤치고, 얼마를 들어가면 비록 평대 문일망정 커다란 대문이 있고, 그 대문을 썩 들어서면 넓다란 마당이 있고, 거기서 또 대문을 들어서야 큰 사랑이 있는데, 사랑 저 아랫목에 안석에 ..

땅 속으로 ; 조명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조명희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00 6 0 4 2017-05-24
땅 속으로 ; 조명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내가 올 봄에 동경을 떠나 나와 S역 근처에 있는 내 집이라고 와서 보니(그 집이란 것도 실상 내 집이 아니요 내 형님 집이다) 집안 형편이 참 말이 못 된다. 식구는 십이 명 아니 십오륙 명 식구가 되는 대가족이 과히 넓지 못한 집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산다. 좁은 방구석에 어린아이들만 모여 앉은 것을 보아도 쪽박에 밥 담아 놓은 셈이다. 그 속에는 내 소생이 두어 개 끼여 있다. 그래 그 다수 식구가 무엇을 먹고 사느냐 하면 아침에는 조밥, 저녁에는 조죽, 수 좋아야 쌀밥, 어떤 때는 좁쌀깨나 섞인 풋나물죽, 그것도 끼니를 이어 가느냐 하면 그도 그렇지 못하다. 양식 있는 날이 이틀이면..

석노우의 처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63 3 0 2 2017-05-24
석노우의 처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倭의 도를 넘는 방자한 행동에는 사실 불쾌한 감정을 누룰 수가 없었다. 이 나라(계림)의 서불감(舒弗邯)인 석우로(昔于 老)뿐 아니라, 위로는 이사금(尼師今─임금) 조분(助賁)을 비 롯하여 아래로는 이름 없는 한낱 백성에 이르기까지, 한결 같이 분노를 금치 못하였다. 또 청혼(請婚)이었다. 계림 왕실의 따님을 또 제 나라(왜) 왕비로 줍시사는 것이었다. 계림 왕실의 따님이 벌써 몇 대 (代)째 몇 분째 <왜>의 왕비로 갔는지 세기 힘들도록 많다. 왜의 왕이며 왕실은 대개가 계림의 생질(甥姪)이거나 외손 (外孫)이다. 그러면서도 연해 계림을 강압하여 계림의 딸이 거나 누이를 뺏어다가..

동자삼(童子蔘);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75 9 0 9 2017-05-24
동자삼(童子蔘);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재위년수(在位年數) 오십이 년이라는 고금동서에 쉽지 않은 기간을 왕위를 누린 영종(英宗)대왕의 어우(御宇)의 말엽에 가까운 날이었다. 한강, 노들 강변에 작다란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그 배에는 상전인 듯한 노인 하나와 젊은 하인 하나이 있었고, 이 긴 여름날을 낚시질로 보내려는 모양으로 노옹은 낚싯대를 물에 넣고 한가히 속으로 풍월을 읊고 있었다. “오늘은 고기가 안 잡히는구나.” “모두 대감마님께서 질겁을 해서 도망했나 보옵니다.” 한가스러운 이런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고기가 낚시에 걸리기를 기다리던 노옹은, 문득 물로 향하였던 눈을 저으기 들고 건너편을 건..

맥(麥); 김남천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남천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13 6 0 9 2017-05-24
맥(麥); 김남천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삼층 이십이호실에 들어 있던 젊은 회사원이 오늘 방을 내어놓았다. 얼마 전에 결혼을 하였는데 그 동안 마땅한 집이 없어서 아내는 친정에, 그리고 남편인 자기는 그전에 들어 있던 이 아파트에 그대로 갈라져서 신혼생활답지 않게 지내 오다가 이번에 돈암정 어디다 집을 사고 신접살림을 차려 놓기로 되었다 한다. 오후 여섯시가 가까운 시각, 아마도 회사의 퇴근시간을 이용하여 양주가 어디서 만난 것인지 해가 그믈그믈해서야 회사원은 색시 티가 나는 아내와 함께 짐을 가지러 트럭과 인부를 데리고 왔다. 인부가 한 사람 있다고는 하지만 삼층에서 밑바닥까지 세간을 나르고 그것을 다시 트럭에 싣고 하기에는 이럭저럭 ..

방황(彷徨);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9 3 0 1 2017-05-24
방황(彷徨);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미리보기> 나는 感氣[감기]로 三日前[삼일전]부터 누웠다. 그러나 只今[지금] 熱[열] 도 식고 頭痛[두통]도 나지 아니한다. 오늘 아침에도 學校[학교]에 가려면 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如前 [여전]히 자리에 누웠다. 留學生[유학생] 寄宿舍[기숙사]의 二十四疊房[이십사첩방]은 휑하게 비었다. 南向[남향]한 琉璃 窓[유리창]으로는 灰色[회색] 구름이 덮인 하늘이 보인다. 그 하늘이 근심 있는 사람의 눈 모양으로 자리에 누운 나를 들여다본다. 큰 눈이 부실부실 떨어지더니 그것도 얼마 아니하여 그치고 그 차디찬 하늘만 물끄러미 나를 들여다본다. 나는 「기모노」로 머리와 이마를 가리우고 눈만 반작반작 하면 서 그 ..

목숨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3 4 0 13 2017-05-23
목숨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나는 그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 그가 이상한 병에 걸리기는 다섯 달 전쯤이다. 처음에는 입맛이 없어져서 음식은 못 먹으면서도 배는 차차 불러지고, 배만 불러질 뿐 아니라, 온몸이 부으며 그의 얼굴은 바늘 끝으로 꼭 찌르면 물이라도 서너 그릇 쏟아질 것같이 누렇게 되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 배도 그 이상으로 되었다 한다. 그렇다고 몸이 어디가 아프냐 하면 그렇지 않고, 다만 어지럽고 때때로 구역이 날 뿐이다. 그는 S의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었다. 그러나 병은 조금도 낫지 않고 점점 더해 갈 뿐이다. 마침내 그는 S의원에 입원하였다. 나는 매일 그를 찾아가보았다. 그는 언제든지 안락의자에 걸..

인간산문(人間散文);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효석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0 8 0 8 2017-05-23
인간산문(人間散文);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거리는 왜 이리도 어지러운가. 거의 30년동안이나 걸어온 사람의 거리가 그렇게까지 어수선하게 눈에 어린 적은 없었다. 사람의 거리란 일종의 지옥 아닌 수라장이다. 신경을 실다발같이 헝클어 놓자는 작정이지. 문오는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눈을 감고 귀를 가리고 코를 막고 모든 감각을 조개같이 닫쳐 버리면 어지러운 거리의 꼴은 오관 밖에 멀어지고 마음속에는 고요한 평화가 올 것 같다. 쓰레기통 속 같은 거리. 개천 속같은 거리. 개신개신하는 게으른 주부가 채 치우지 못한 방 속과도 거리는 흡사하다. 먼지가 쌓이고 책권이 쓰러지고 수지가 흐트러진---그런 어수선한 방 속이..

소년의 비애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08 9 0 6 2017-05-23
소년의 비애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난수는 사랑스럽고 얌전하고 재조있는 처녀라. 그 종형 되는 문호는 여러 종매들을 다 사랑하는 중에도 특별히 난수를 사랑한다. 문호는 이제 십팔 세 되는 시골 어느 중등 정도 학생인 청년이나, 그는 아직 청년이라고 부르기를 싫어하고, 소년이라고 자칭한다. 그는 감정적이요, 다혈질인 재조있는 소년으로 학교 성적도 매양 일, 이호를 다투었다. 그는 아직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그가 교제하는 여자는 오직 종매들과 기타 사오 인 되는 족매들이다. 그는 천성이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 부친보다도 모친께, 숙부보다도 숙모께, 형제보다도 자매께, 특별한 애정을 가진다. 그는 자기가 자유로 교제할 수 있..

계란을 세우는 방법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82 3 0 10 2017-05-23
계란을 세우는 방법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콜럼부스가 동인도를 돌아올 때, 세상에서는 “그게야 누구나 할 수 있는평범한 일이라”고 일축하니까, 콜럼부스는, 달걀을 하나 내어 놓고, 누구이 달걀을 세워 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달걀이 설 까닭이 없어서 모두들 그러면 콜럼부스, 네가 세워 보라니까, 콜럼부스는 그 달걀을 조금 뚜들겨서 한편을 뭉그러뜨려 놓고서 세웠다.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야 누군들 못 세우랴 비웃으매, 콜럼부스 대답이, “그렇다. 누구든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좀 뭉그러뜨릴 생각을내는 그 점에, 사람의 머리의 우열이 구별된다”고 하였다는 이야기는, 아마 소학교 교과서에서 들었을 것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유명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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