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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철학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효석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5 3 0 11 2017-05-26
마작철학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내려찌는 복더위에 거리는 풀잎같이 시들었다. 시들은 거리 가로수 그늘에는 실업한 노동자의 얼굴이 노랗게 여위어 가고 나흘 동안― 바로 나흘 동안 굶은 아이가 도적질 할 도리를 궁리하고 뒷골목에서는 분바른 부녀가 별수없이 백통전 한 닢에 그의 마지막 상품을 투매하고 결코 센티멘탈리즘에 잠겨 본 적 없던 청년이 진정으로 자살할 방법을 생각하고 자살하기 전에 그는 마지막으로 테러리스트 되기를 원하였다― 도무지 무덥고 시들고 괴로운 해이다. 속히 해결이 되어야지 이대로 나가다가는 나중에는 종자도 못 찾을 것이다. 이 말할 수 없이 시들고 쪼들려가는 이 거리, 이 백성들 가운데에 아직도 약간 맥이 붙어 있는..

타락자(墮落者);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현진건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32 6 0 6 2017-05-26
타락자(墮落者);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우리 둘이 ――C와 나――명월관 지점에 왔을 때는 오후 일곱 점이 조급 지났을 적이었다. 봄은 벌써 반이 가까웠건만 찬바람이 오히려 사람의 살점을 에는 작년 이월 어느 날이다. 우리가 거기 간 것은 우리 사(社)에 처음 들어온 K군의 초대를 받은 까닭이었다. 이런 요리점에 오기가 그날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이 아니라면 많이 다닌 것 같지만 그런 것도 아니니 이번까지 어울려야 겨우 세 번밖에는 더 안된다. 나는 이런 연회석(宴會席)에 참례할 적마다 매우 즐거웠다. 길다란 요리상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웃고 떠들며 술도 마시고 요리도 먹는 것이 좋았음이라. 아니 그것보다도 나의 가슴을 뛰..

냉동어 ; 채만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채만식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3 9 0 9 2017-05-26
냉동어 ; 채만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냉동어> 작품 ……바다를 향수하고, 딸의 이름 징상을 얻다. ××빌딩 맨 위층 한편 구석으로 네 평 남짓한 장방형짜리 한 방을 조붓이 자리잡고 들어앉은, 잡지 춘추사(春秋社)의 마침 신년호 교정에 골몰한 오후다. 사각, 사각……. 사그락, 삭삭……. 단속적으로 갱지(更紙)에 긁히는 펜 소리 사이사이, 장을 넘길 때마다 종이만 유난히 바스락거릴 뿐, 식구라야 사원 셋에 사동 하나 해서 단출하기도 하거니와, 잠착하여 아무도 깜박 말을 잊는다. 종로 한복판에 가 섰는 빌딩이라, 저 아래 바깥 거리를 사납게 우짖으며 끊이지 않고 달리는 무쇠의 포효와 확성기의 아우성과 사이렌과 기타 도시의 온갖..

사랑에 주렸던 이들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30 8 0 3 2017-05-26
사랑에 주렸던 이들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형과 서로 떠난지가 벌써 팔년이로구려. 그 금요일 밤에 Y목사 집에서 내가 그처럼 수치스러운 심문을 받을 때에 나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믿어 주던 형은 동정이 그득한 눈으로 내게서 「아니요!」하는 힘있는 대답을 기다리신 줄을 내가 잘 알았소. 아마 그 자리에 모여 앉았던 사람들 중에는 형 한 사람을 제하고는 모두 내가 죄가 있기를 원하였겠지요. 그 김씨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렇게 순후한 Y목사까지도 꼭 내게 있기를 바랐고 「죽일 놈!」하고 속으로 나를 미워하였을 것이외다. 그러나 내가 마침내, 『여러분 나는 죄인이외다. 모든 허물이 다 내게 있소이다!』 하고 내 죄를 자백할 ..

취향(醉香); 이무영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무영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8 3 0 1 2017-05-26
취향(醉香); 이무영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아이, 어쩌면 그래, 인제서야 올까… 남의 눈이 빠지게 기다리게 해놓고…그래, 지금이 열시우? 내 참, 그래두 열한시든 열두시든 오기나 했으니 장허시우. 난 또 접때처럼 고랑떼를 먹이는 줄 알고 이때껏 혼자서 안달바가질 했지… 뭣이라고? 저 하는 소리 좀 봐… 어디 다시 한마디 해봐요? 어쩌면… 너무그렇게 사람의 맘을 몰라주시다간 괜히 죄받아요. 아우님두, 어쩌면 장난의말이라두 그렇게 한담!

계절의 오행 ; 이육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육사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712 3 0 35 2017-05-26
계절의 오행 ; 이육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되리라고 배워 온 것이 세 살 때부터 버릇이었나이다. 그렇다고 이 버릇을 팔십까지 지킨다고는 아예 말하지도 않습니다. 그야 지금 내 눈앞에 얼마나 기쁘고 훌륭하고 착한 것이 있을지도 모르면서 그대로 자꾸만 살아가는 판이니 어쩌면 눈이 아슬아슬하고 몸서리나고 악한 일인들 없다고 하겠습니까? 차라리 그것은 그 악한 맛에 또는 빛에 매력을 느끼고 도취되어 갈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된다면 그 또한 어머님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은 방편이라고 하오리까? 딴은 내 일찍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마음먹어 본 열 다섯 애기시절은 '수신제..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35 5 0 5 2017-05-26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나는 이러한 옛날을 그리며 아까 역두에서 안타깝게 내 뒤를 따르던 어린 거지가 내 앞에 보이는 듯하여 다시금 눈을 크게 떴을 때, 차츰 멀어가는 용정 시가 위에 높이 뜬 비행기, 그리고 늦은 봄바람에 휘날리는 청홍흑백황(靑紅黑白黃)의 오색기가 백양나무숲 속으로 번듯거렸다. 차창으로 나타나는 논과 밭, 그리고 아직도 젖빛 안개 속에 잠든 듯한 멀리 보이는 푸른 산은 마치 꿈꾸는 듯, 한 폭의 명화를 대하는 듯, 그리고 아직도 산뜻한 아침 공기 속에 짙은 풀 냄새와 함께 향긋한 꽃 냄새가 코밑이 훈훈하도록 스친다. 밭둑 풀숭쿠리 속에 좁쌀꽃은 발갛게 노랗게 피었으며, 그 ..

피아노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현진건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519 3 0 11 2017-05-26
피아노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부모의 덕택으로 궐은 날 때부터 수만 원 재산의 소유자였다. 수년전 부친이 별세하시자 무서운 친군의 압박과 구속을 벗어난 궐은 인제 맏형으로부터 제 모가치를 타게도 되었다. 새 아내의 따뜻한 사랑을 알뜰살뜰히 향락하기 위함에 번루 많고 방해 많은 고향××부를 떠난 궐은 바람 끝에 꽃 날리는 늦은 봄에 서울에서 신살림을 차리기로 되었다. 우선 한 스무남은 칸 되는 집을 장만한 그들은 다년의 동경대로, 포부대로 이상적 가정을 꾸미기에 노력하였다―― 마루는 도화심목(桃花心木) 테이블에 놓고 그 주위를 소파로 둘러 응접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안방은 침실, 건넌방은 서재, 들 아랫방은 식당으로 정하였다..

주리면 어떤 생활의 단편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효석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35 3 0 4 2017-05-26
주리면 어떤 생활의 단편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뒷골목은 저녁때이다. 행랑 부엌에서는 나무 패는 소리가 요란히 들리고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자옥하다. 수도 구멍에서는 아낌없이 물이 쏟아지고 장사아치의 외이는 목소리가 뒷골목을 떠 들어갈 듯하며 가게에서는 싸움이나 하는 듯이 반찬거리를 흥정한다 ―마치 하룻날 생활의 총계산을 하려는 듯이 사람들은 마지막 악을 다 쓰는 듯 하였다. (괘씸한 놈!) 확실치 못한 걸음으로 비틀거리면서 분주한 뒷골목을 벗어져 나온 그는 또한번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도 노기가 등등하고 가슴은 요란히 두근거리고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아무리 원 배우지 못한 놈이기루 나더러 거지라구? ..

상륙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효석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94 3 0 4 2017-05-26
상륙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아세아 대륙의 동방 소비에트 연방의 일단. 눈앞에 거슬리는 한 구비의 산도 없이 훤히 터진 넓은 대륙의 풍경과 그 끝에 전개되어 있는 근대적 다각미를 띠운 도시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배가 반가운 기적을 뚜―뚜― 울리며 붉은 기 날리는 수많은 배 사이를 뚫고 두 가닥 진 반도의 사이를 들어가 항구 안에 슬며시 꼬리를 돌렸을 때에 그는 석탄고 속에서 문득 곤한 잠을 깨었다. 요란한 기관소리와 끊임없는 동요가 별안간 문득 그쳤기 때문이었다. 「이제 다 왔구나 !」 닻줄 내리는 요란한 윈치 소리를 들을 때에 그는 숨을 기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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