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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鄕愁); 최서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최서해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198 9 0 2 2017-05-25
향수(鄕愁); 최서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산은 푸른 안개에 윤곽이 아른하고 담 밑에 저녁연기가 솔솔자자 흐를 때였다. 추근한 땅 위에 부드럽게 내리는 이른 봄 궂은비는 고독한 나그네의 수심을 한껏 돋운다. 전등도 켜지 않은 방 미닫이를 반쯤 열어 놓고 컴컴한 황혼 속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 나의 몸과 마음은 농후한 자줏빛 안개 속으로 점점 스러져 들어가는 듯하였다. 나는 눈을 감고 머리를 숙였다. 기름을 붓는 듯이 미끄럽게 들리는 빗소리, 삼라만상을 소리 없이 싸고 도는 으슥한 빛, 모든 것은 끝없는 솜같이 부드러운 설움을 휩싸서 여지없는 듯하다. 그 설움은 내 옷을 추근히 적시고 온 모공(毛孔)으로 살금살금 기어 들어서 혈관을 뚫고 ..

속 망국인기(亡國人記);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부록: 망국인기 수록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47 4 0 11 2017-05-25
속 망국인기(亡國人記);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부록: 망국인기 수록 <작품> 광공국장 ○씨(광공국은 그 뒤에 상무부의 한 국으로 되었고 ○씨는 상무부장으로 되었다)의 그때의 호의는 진실로 고마웠소. 물론 그 집은 ○씨의 사유가 아니요 또한 아주 거저 주는 것이 아니요 ‘본시 일본인의 집이었던 것을 광공국에서 접수하여 김동인이에게 상당한 집세를 받고 빌려주는 것’이지만 하마터면 일가 이산할 뻔한 그 찰나에 그런 비극을 겪지 않고도 되게 되었으니 이런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소? 내 성질이 하도 대범해서 고맙다는 사례의 인사조차 변변히 안 한 듯하지만 내 일생에 겪은 가지가지의 고마운 일 가운데 가장 큰 것의 하나요.

낙동강 ; 조명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조명희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87 7 0 10 2017-05-25
낙동강 ; 조명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낙동강 칠백 리 길이길이 흐르는 물은 이곳에 이르러 곁가지 강물을 한몸에 뭉쳐서 바다로 향하여 나간다. 강을 따라 바둑판 같은 들이 바다를 향하여 아득하게 열려 있고 그 넓은 들 품안에는 무덤무덤의 마을이 여기저기 안겨 있다. 이 강과 이 들과 저기에 사는 인간―---강은 길이길이 흘렀으며, 인간도 길이길이 살아왔었다. 이 강과 이 인간, 지금 그는 서로 영원히 떨어지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인가? 봄마다 봄마다불어 내리는 낙동강물구포벌에 이르러넘쳐넘쳐 흐르네―흐르네― 에― 헤― 야.

아시조선(兒時朝鮮); 최남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최남선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73 5 0 3 2017-05-25
아시조선(兒時朝鮮); 최남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稽古箚存[계고차존]〉을 쓴 지도 이미 一○[일영]數年[수년]입니다. 생 각하면 그동안 多少[다소]의 進境[진경]이 있을 듯하기에, 다시 古代史[고 대사]의 重霧[중무]를 약간 헤쳐보려 하였더니, 적어보매 依然[의연]히 曠 野迷徨[광야미황]의 感[감]을 禁[금]치 못하겠음이 스스로 딱합니다. 그러나 篇中[편중]에 述[술]한 바 모든 章節[장절]이 다 多年[다년]의 苦 心[고심]과 熟考[숙고]의 存[존]한 바요, 率爾[솔이]하게 放言[방언]한 것 은 하나도 없읍니다. 所言[소언]이 다 正鵠[정곡]을 얻었다 할 수 없음은 毋論[무론]이지마는, 대개 新試[신시]와 創見[창견]에 屬[속]함은 讀者[독 ..

성조기(成造記);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192 3 0 7 2017-05-25
성조기(成造記);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榮兒[영아]는 紅疫[홍역]을 치르고 나고, 廷蘭[정란]도 봄철에 紅疫[홍역]을 치르고 난 뒤로 잘 추서지 아니할 뿐더러 이웃집에 百日咳[백일해]를 앓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元山 [원산] 海水浴場[해수욕장]에 나가서 한여름을 나리라 하고, 밤차로 떠날양으로 짐을 끌어 내려 할 때에 어멈이 말썽을 부려서 元山行[원산행]을 中止[중지]하고, 그 이튿날 이왕 묶어 놓은 짐이요, 가까운 少林寺[소림사]로 나가자고 하여 彰義門外[창의문외]에 少林寺[소림사]로 나오게 되었다. 이것이 緣[연]이 되어서 少林寺[소림사]에서 七月[칠월]·八月[팔월] 두 달을 留[유] 하였다. 나는 英文學 [영문학]과 라틴語[어..

적빈 ; 백신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백신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68 3 0 8 2017-05-25
적빈 ; 백신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그의 둘째 아들이 매촌(梅村)이라는 산골에 장가를 간 후로는 그를 부를 때 누구든지 ‘매촌댁 늙은이’라고 부른다. ‘늙은이’라는 위에다 ‘매촌 댁’이라고 특히 ‘댁’자를 붙여 부르는 것은 이 늙은이가 은진 송씨(恩津宋氏)인 고로 송우암(宋尤菴) 선생의 후예라고 그 동리에서 제법 양반 행세를 해오든 집안이 친정으로 척당이 됨으로서의 부득이한 존칭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존칭으로 ‘댁’자를 붙여 준다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아무래도 ‘매촌댁 늙은이’하면 의례히 ‘더럽고 불쌍하고 남의 일 해주는 거지보다 더 가난한 늙은이다’하는 멸시의 대명사로 여기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요즈음에 와서는 ‘매촌댁 ..

기아와 살육 ; 최서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최서해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5 9 0 9 2017-05-25
기아와 살육 ; 최서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기아(飢餓)와 살육(殺戮) 경수는 묶은 나뭇짐을 걸머졌다. 힘에야 부치거나 말거나 가다가 거꾸러지더라도 일기가 사납지 않으면 좀 더하려고 하였으나 속이 비고 등이 시려서 견딜 수 없었다. 키 넘는 나뭇짐을 가까스로 진 경수는 끙끙거리면서 험한 비탈길로 엉금엉금 걸었다. 짐바가 두 어깨를 꼭 죄어서 가슴은 뻐그러지는 듯하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까딱하면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곤두박질할 것 같다. 짐에 괴로운 그는, “이놈, 남의 나무를 왜 도적질해 가니?” 하고 산임자가 뒷덜미를 집는 것 같아서 마음까지 괴로웠다. 벗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여러 번 나다가도 식구의 덜덜 떠는 꼴을 생각할..

야앵(夜櫻)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유정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5 3 0 6 2017-05-25
야앵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향기를 품은 보드라운 바람이 이따괌리 볼을 스쳐 간다. 그럴 적마다 똔잎은 하나, 둘 곽라당괄가당 공 중을 날며 혹은 머리 위고 혹은 옷고름에 사뿐 얹히 기도 한다. 가지가지 나무들 새에 끼여 있는 전등도 밝거니와 피 광선에 아련히 비치어 연분흥 막이나 벌 여 논 듯, 활짝 피어 벌어진 팥들도 곯기도하다. (아이구 ! 꽃도 너닥 피니까 어지럽관 ! ) 경자는 여러 사람플 틈에 끼여 사뚜라나무 델을 거 닐다가 우인히도 콧등에 스치려는 꼴 한 송이를 똑 따들고 한번 느긋하도록 맡아본다. 맡으면 맡을수록 가슴속은 후련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취하는 둔싶다. 둬서너 번 더 코에 들여대다가 이번에는, 「..

전아사 ; 최서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최서해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01 7 0 10 2017-05-25
전아사 ; 최서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형님, 일부러 먼먼 길에 찾아오셨던 것도 황송하온데 또 이처럼 정다운 글까지 주시니 어떻게 감격하온지 무어라 여쭐 수 없습니다. 형님은 그저 내가 형님의 말씀을 귀 밖으로 듣는 듯이 섭섭하게 여기시지만 나는 참말이지 귀 밖으로 듣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 눈앞에는 초연히 앉으셔서 수연한 빛을 띠시던 형님의 모양이 아른아른 보이고, 순순히 타이르고 민민히 책망하시던 것이 그저 귓속에 쟁쟁거립니다. "형님, 왜 올라오셨어요?" 지난 여름, 형님께서 서울 오셨을 제 나는 형님을 모시고 성균관 앞 잔솔밭에 나가서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그건 왜 새삼스럽게 묻니? 너 데리러……..

중국 문학 오십 년사 ; 이육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육사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42 3 0 7 2017-05-25
중국 문학 오십 년사 ; 이육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중국 문학사상에서 이 50년이란 세월이란 매우 중요한 시기였으니 이 50년동안의 몇 가지 중요한 사건을 종합해보건대 (ㄱ) 이 50년전은 [신보]가 창간되던 해이며(1872) 또한 증국번(曾國藩)이 죽은 것도 바로 이 해였으니, 증국번은 동성파(桐城派)의 고문을 중흥시킨 제일 맹장이었다. 그러나 그의 중흥사업은 비록 광영찬란한 바 있었다해도 가석한 것은, 전연 온고(穩固)한 기초를 갖지 못하였으므로 한가지도 장구한 수명이 없었다는 것은 청조의 운명이 태평천국의 동란으로 말미암아 일절의 병상과 일절의 약점을 노출했을때 증국번 등 일련의 사람들이 태평천국을 타도하여 각지의 비란을 평정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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