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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과 능금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효석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315 3 0 1 2017-05-26
오리온과 능금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나오미가 입회한 지는 두 주일밖에 안되었고, 따라서 그가 연구회에 출석하기는 단 두번 임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그의 태도가 전연 예측치 아니하였던 방향으로 흐름을 알았을 때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의 감정의 움직임이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짧은 시간에 그가 나에게 대하여 그러한 정서를 품게 되었다는 것은 도무지 뜻밖의 일이었음을 나는 놀라는 한편 현혹한 느낌을 마지 않았던 것이다. 하기는 나오미가 S의 소개로 입회하게 된 첫날부터 벌써 나는 그에게서 동지라는 느낌보다도 여자라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그것은 나오미가 현재 어떤 백화점의 여점원이요, 따라서 몸치장이 다소 사치한 ..

연애의 청산(淸算);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현진건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15 3 0 2 2017-05-26
연애의 청산(淸算);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김형식의 출옥할 날은 가까워 온다. 고려 공산당 청년회 사건으로 평양 복심 판결에서 삼년 징역을 받을 때엔 아모리 각오한 노릇이로되 눈앞이 캄캄하였다. 스물 한 살이면 한창 좋은 인생의 봄철이 아닌가. 빛나는 이 청춘의 한 토막을 이 세상 지옥에서 썩고 배겨낼까. 삼 년이면 일천 구십 오일! 이 숱한 날짜가 과연 지나갈 것인가? 이 아득한 시간의 바닷속에 떠올라보지 못하고 아주 잠으러 버리지나 않을까. 그러나! 쇠창살 너머로도 해는 뜨고 졌다. 까마득하던 삼 년도 지나는 갔다. 인제 이레만 더 밝았다가 어두웠다가 하면 갈데없이 만기의 날이 닥쳐 오고야 만다. 그까짓 삼 년쯤이야! 그는 코웃..

5인 동무 ; 고한승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고한승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8 3 0 2 2017-05-26
5인 동무 ; 고한승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순희는 어디로? 아버지를 찾으려고 산 설고 물 설은 대판까지 간 불쌍한 소녀 순희가 의외로 아버님이 석탄광이 무너져서 치어 죽었다는 눈물겨운 편지를 개성 있는 창렬이에게 하였으나 창렬이는 그때 그 편지를 받지 못하고 개성에 있지않았으니 과연 창렬이는 어디를 갔겠습니까? 씩씩한 기운으로 전조선육상경기대회를 마치고 난 창렬이는 완고한 부모님이 허락은 안 하시나 기어이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5월 20일! 바로 순희가 편지한 지 사흘 전에 개성을 떠났습니다.

유무(有無);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196 3 0 1 2017-05-26
유무(有無);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나는 그러한 일이 이 현실에 실재해 있는지? 없는지? 그가 묻던 말에 아직까지도 그 대답을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 그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언제나 저녁밥을 늦게 짓는 나는 그날도 늦게 지어 먹고 막 설거지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앉았을 때 밖에서, "아저머이 계시유." 하는 굵은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나는 냉큼 일어나 문을 열고 내다보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밖이 어둡고 더구나 그 음성이 평시에 듣지 못하던 음성이므로 누구인지 얼핏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누구를 찾으시오?"

R군에게 ; 조명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조명희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0 7 0 3 2017-05-26
R군에게 ; 조명희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자네를 본 지 벌써 이 주일이나 되었네그려. 그래 그 동안에 몸도 성하고 글 같은 것도 많이 쓰는가? 나는 그 동안에 전에 있던 감방에서 북쪽 맨 끝방으로 옮아왔네. 옮아온 방이라고는 전보다 별로 나을 것은 없으나 그러나 귀퉁이방이라 그러한지 전날 같으면 여름철 긴긴 날에도 햇빛 한 점 구경 못 했더니, 이곳으로 온 뒤는 지는 해가 뒷산 봉우리에 걸칠 때쯤 되면 한 십 분 동안이나 창 귀퉁이 옆으로 큰 대접 넓이만한 햇살이 방바닥에 간신히 들여비치네그려. 십 분 동안의 햇빛이, 대접 넓이만한 햇빛이. 여보게 이 사람, 광명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도리어 상상키도 어려운 일일세. 내가 하루 한 번씩..

번뇌(煩惱);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14 3 0 2 2017-05-26
번뇌(煩惱);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이 보툴[홀아비]아, 왜 이려." 남편은 술이 얼근하여 일어나는 R을 붙잡았습니다. 그 바람에 상에서 저가 내려지며 쟁그렁 소리를 냈습니다. "이 사람아 놓아. 난 취했네. 가서 자야지. 아주머니 미안합니다. 종종 이렇게 와서 폐를 끼쳐서……" "원 선생님두 별말씀 다하시네. 어서 앉으셔요. 술 더 사올 터이니……." "오라잇! 그저 우리 마누라지. 얼른 사오우" R은 내 손에 쥐어지는 술병을 빼앗으며, "이전 더 못하겠습니다." "이놈의 보툴이" 남편은 R의 손을 덮쳐 쥐어 술병을 빼앗아 나에게 돌립니다. 나는 나는 듯이 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부상관(扶桑官)의 봄 ; 정인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정인택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0 9 0 1 2017-05-26
부상관(扶桑官)의 봄 ; 정인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모두들 빈둥빈둥 놀고 있는 몸이라 아침엔 으레 경쟁을 하다시피 늦잠을 잤고, 그래선 늘 11시가 지나서야 겨우 부산하게 밥상을 대했다. 그 시각이 거의 약속이나 한 듯이 한결 같아서 비록 선후는 있었지 만 10분 이상의 차이가 나는 때는 별로 없었으므로 우리들 세 사람은 매일 아침-낮인지도 모르지만-세면소에서 흑은 식당에서 얼굴을 대할 때마다 서로 계면쩍게 웃었고, 그리고 짧은 사이에 급속하게 친밀해졌던 것이다. 밥만 먹고 나면 텅 비인 부상관(扶桑官)은 우리들 세상이다. 10여 명이나 되는 하숙인들은 우리들이 아직 자릿 속에 있을 때에 모두들 제각기 일자리를 찾아 나갔고, ..

축구전(蹴球戰);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50 3 0 6 2017-05-26
축구전(蹴球戰);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어렴풋이 잠들었던 승호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이젠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하고 문을 열고 내다보았다. 그리 번화하던 이 거리도 어느덧 고요하고 전등불만이 가로수사이로 두어줄의 긴 빛을 던지고있었다. 그는 눈을 두어번 부비고나서 밖으로 뛰여나왔다. 한참이나 나오던 그는 싸늘한 볼을 어루만지며 자기 머리에 모자가 없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래서 곧 돌아와서 모자를 눌러쓰고 총총히 걸었다. 그가 목적지인 S공원까지 왔을 때, 하늘을 찌를듯이 올라간 백양나무숲을 바라보면서, 희숙이가 와서 기다린지가 오래지나 않았나 하는 불안과 어떤 감격으로 발길이 허둥허둥해졌다. 그러나 그가 S공원..

부자(父子);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13 3 0 2 2017-05-26
부자(父子);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멀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흥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 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뒤이어 방문이 열리며 내다보는 홍철의 아내는, "오십니까. 그런데 오늘도 무슨 기별이 없습니다그려." 바위가 묻기 전에 앞질러 이런 걱정을 하며 어린애를 안고 나온다. ..

월사금(月謝金);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663 4 0 3 2017-05-26
월사금(月謝金);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했다가 동맹 휴학과 관련하여 퇴학당하고, 이후 동덕여학교에서 1년 정도 수학했다. 1924년 문단에 데뷔하였으나 여성 작가에 대한 혹평과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1931년에는 조선일보에 독자투고 형식으로 소설 파금을 연재하였고, 잡지 《혜성 (彗星)》에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발표하였다. 1927년에는 신간회, 근우회에 참여하였고, 1929년에는 근우회 장연군지부의 간부로 활동했다. 1932년에는 간도(間島)로 이주, 잡지 북향지의 동인이 되었다. 이후 1934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장편 《인간문제》가 히트를 쳐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1939년부터는 조선일보의 간도지국장을 지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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