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문학 읽기 368

옥토끼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유정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44 3 0 6 2017-05-24
옥토끼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나는 한 마리 토끼 때문에 자나깨나 생각하였다. 어 떻게 하면 요놈을 얼른 키워서 새끼를 낳게 할 수 있 을까 이것이었다. 이 토끼는 하느님이 나에게 내려주 신 보물이었다. 몹시 춥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내가 아직 꿈속에서 놀고 있을 때 어머니가 팔을 혼들어 깨우셨다. 아침잠 이 번히 늦은데다가 자는데 깨우면 괜스레 약이 오르 는 나였다. 팔꿈치로 그 손을 툭 털어 버리고, 「아이 참 죽겠네.」 골을 이렇게 내자니까,

구두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7 3 0 4 2017-05-24
구두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흰 구두를 지어야겠는데…….” 며칠 전에 K양이 자기의 숭배자들 가운데 싸여 앉아서 혼잣말 같이 이렇게 말할 때에 수철이는 그 수수께끼를 알아챘다. 그리고 변소에 가는 체하고 나와서 몰래 K양의 해져가는 누런 구두를 들고 겨냥을 해두었다. 그런 뒤에 손을 빨리 쓰느라고 자기는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한다고 하고 그 집을 나 서서, 그길로 바로(이 도회에서도 제일류로 꼽는) S양화점에 가서 여자의 흰 구두 한 켤레를 맞추었다. 그리하여 오늘이 그 구두를 찾을 기한 날이었다.

벗기운 대금업자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77 3 0 2 2017-05-24
벗기운 대금업자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여보, 주인." 하는 소리에 전당국 주인 삼덕이는 젓가락을 놓고 이편 방으로 나왔습니다. 거기는 험상스럽게 생긴 노동자 한 명이, 무슨 커다란 보퉁이를 하나 끼고 서 있었습니다. "이것 맡고, 1원만 주우." "그게 뭐요?" "내 양복이오. 아직 멀쩡한 새 양복이오." 삼덕이는 보를 받아서 풀어보았습니다. 양복? 사실, 양복이라고 밖에는 명명할 수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걸레라 하기에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옷감이라기에는 벌써 가공을 한 물건이었습니다. 그것은, 낡은 스카치 양복인데, 본시는 검은빛이었던 것 같으나 벌써 흰빛에 가깝게 되었으며, 전체가 속실이 보..

신문고(申聞鼓);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2 3 0 5 2017-05-24
신문고(申聞鼓);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아비가 옥에 갇힌 해에 세상에 나고, 아비가 옥에서 나오는 날에 죽었으니, 이런 일이 어디 있으랴. 옛날 효도에 순(殉)한 자도 이만한 자 없으니 슬프고 가련하다." 대제학(大提學) 홍양길(洪良吉)의 찬에 이런 것이 있다. 그러면 이것은 어떤 사건에 관한 것인가. 여기 얽힌 비참한 이야기를 이하에 적어보기로 하자.

H군을 생각하고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05 13 0 1 2017-05-24
H군을 생각하고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H君(군)을 생각하고 : 미리보기 H군이 죽은지가 벌써 넉 달이 되었다. 첫여름에 죽어서 벌써 늦은 가을이 되었으니, 그의 무덤에 났던 풀도 지금은 서리를 맞아 말라버렸을 것이다. 이 무덤을 지키고 있는 H군의 애인 C는 서리 맞아 마른 풀잎사귀를 뜯고 애통하고 있을 것이다. 장래 많은 청춘의 산 같은 희망과 꽃 같은 애인을 두고 가는 H, 홀로 살아 남아 외로운 무덤을 지키고 우는 C, 아아 이 무슨 비참한 일인고.

가실(嘉實);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1 7 0 2 2017-05-24
가실(嘉實);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설화을 배경으로한 단편소설: 때는 김유신이 한창 들랄리던 신라말단이다. 가을볕이 째듯이 비추인 마당에는 벼낫가리, 콩낫가리, 메밀낫가리들이 우뚝우뚝 섰다. 마당 한쪽에는 겨우내 때일 통나무덤이가 있다. 그나무덤이 밑에 어떤 열 일곱 살 된 어여쁘고 튼튼한 처녀가 통나무에 걸터 앉어서 남쪽 행길을 바라보고 울고 있다. 이때에 어떤 젊은 농군 하나이 큰 도끼를 메고 마당을 들어오다가 처녀가 앉어 우는 것을 보고 우뚝 서서, “아기 웨 울어요?”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다. 처녀는 행길을 바라보던 눈물고인 눈으로 젊은 농군을 쳐다보고 가만히, “나라에서 아버지를 부르신개..

불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현진건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6 3 0 13 2017-05-24
불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시집 온 지 한 달 남짓한, 금년에 열 다섯 살밖에 안 된 순이는 잠이 어릿어릿한 가운데도 숨길이 갑갑해짐을 느꼈다. 큰 바위로 내리누르는 듯이 가슴이 답답하다. 바위나 같으면 싸늘한 맛이나 있으련마는, 순이의 비둘기 같은 연약한 가슴에 얹힌 것은 마치 장마지는 여름날과 같이 눅눅하고 축축하고 무더운데다가 천 근의 무게를 더한 것 같다. 그는 복날 개와 같이 헐떡이었다. 그러자 허리와 엉치가 뻐개 내는 듯, 쪼개 내는 듯, 갈기갈기 찢는 것같이, 산산히 바수는 것같이 욱신거리고 쓰라리고 쑤시고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쇠막대 같은 것이 오장육부를 한편으로 치우치며 가슴까지 치받쳐올라 콱콱 뻗지를 때엔..

어머니와 딸 ;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강경애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182 9 0 6 2017-05-24
어머니와 딸 ;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부엌 뒷대문을 활짝 열고 나오는 옥의 얼굴은 푸석푸석하니 부었다. 그는 사면으로 기웃기웃하여 호미를 찾아들고 울바자 뒤로 돌아가며 기적거린 후 박, 호박, 강냉이 씨를 심는다. 그리고 가볍게 밟는다. 눈동이 따끈따끈하자 콧잔등에 땀이 방울방울 맺힌다. 누구인지 옆구리를 톡톡 친다. 휘끈 돌아보니 복술이가 꼬리를 치면 그에게로 달려든다. 까만 눈을 껌벅이면서…… 옥은 호미를 던지고, “복술이 왔니!” 복술의 잔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멍하니 뒷산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과 마주 띄는 이끼 돋은 바위 틈에는 파래진 이름 모를 풀포기가 따뜻한 볕과 맑은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다..

따라지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유정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2 3 0 6 2017-05-24
따라지 ; 김유정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쪽대문을 열어 놓으니 사직공원이 환히 내려다보인다. 인제는 봄도 늦었나 보다. 저 건너 돌담 안에는 사쿠라꽃이 벌겋게 벌어졌다. 가지가지 나무에는 싱싱한 싹이 돋고, 새침히 옷깃을 핥고 드는 요놈이 꽃샘이겠지. 까치들은 새끼 칠 집을 장만하느라고 가지를 입에 물고 날아들고……. 이런 제기랄, 우리집은 언제나 수리를 하는 겐가. 해마다 고친다, 고친다, 벼르기는 연실 벼르면서. 그렇다고 사직골 꼭대기에 올라붙은 깨웃한 초가집이라서 싫은 것도 아니다. 납작한 처마 밑에 비록 묵은 이엉이 무더기 무더기 흘러내리건 말건, 대문짝 한 짝이 삐뚜로 박히건 말건, 장독 뒤의 판장이 아주 벌컥 나자빠..

윤광호(尹光浩);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36 3 0 12 2017-05-24
윤광호(尹光浩);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윤광호(尹光浩)는 동경 K대학 경제과 2학년급의 학생이라. 금년 9월에 학교에서 주는 특대장(特待狀)을 받아가지고 춤을 추다시피 기뻐하였다. 각 신문에 그의 사진이 나고 그의 약력과 찬사도 났다. 유학생간에서도 그가 유학생의 명예(名譽)를 높게 하였다 하여 진정으로 그를 칭찬하고 사랑하였다. 본국에 있는 그의 모친도 특대생이 무엇인지는 모르건마는 아마 대과급제 같은 것이어니 하고 기뻐하였다. 윤광호는 더욱 공부에 열심할 생각이 나고 학교를 졸업하거든 환국(還國)하지 아니하고, 3·4년간 동경에서 연구하여 조선인으로 최초의 박사의 학위를 취하려고 한다. 그는 동기(冬期)방학 중에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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