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문학 읽기 368

길놀이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12 3 0 3 2017-05-24
길놀이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오월 어느 아침 날이 . 맑다. 그러나 대기 중에는 뽀유스름한 수증기가 있 다. 첫여름의 빛이다. 벌써 신록의 상태를 지나서 검푸른 빛을 띠기 시작한 감나무, 능금나무 잎들이 부드러운 빛을 발하고 있다. 나는 뚱땅뚱땅하는 소고 소리와 날라리 소리를 들었다. 『오늘이 사월 파일이라고 조의 일 하는 사람이 길놀이 떠나는 거야요.』 이것이 작은 용이의 설명이다. 다섯 살 먹은 딸 정옥이가 작은 용이를 끌고 소리나는데로 달려간다. 『조심해서 가!』

정조와 약가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현진건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8 3 0 6 2017-05-24
정조와 약가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최주부는 조그마한 D촌이 모시고 있기에는 오감할 만큼 유명한 의원이다. 읍내 김참판댁 손부가 산후증으로 가슴이 치밀어서 금일금일 운명할 것을 단 약 세 첩에 돌린 것도 신통한 일이어니와, 더구나 조보국댁 젊은 영감님이 속병으로 해포를 고생하여 경향의 명의는 다 불러 보았으되 그래도 효험이 안 나니까 그 숱한 돈을 들여 가며 서울에 올라가 병원인가 한 데에서 여러 달포를 몸져누워 치료를 받았으되 필경에는 앙상하게 뼈만 남아 돌아오게 된 것을 이 최주부의 약 두 제 먹고 근치가 된 것도 신기한 이야기거리다. 이 촌에서 저 촌으로 그야말로 궁둥이 붙일 겨를도 없이 불려다니고 심지어 서울 출입까지 항..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 백신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백신애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28 3 0 12 2017-05-24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 백신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나는 어렸을 때‘쟘’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개구쟁이 오빠는 언제나“야 잠자리!”하고 나를 불렀다. 호리호리한 폼에 눈만몹시 컸기 때문에 불린 별명이었다. 나는 속이 상했지만 오빠한테 싸움을 걸 수도 없어서 혼자 구석에서 홀짝홀짝 울곤 했다. 울고 있으면 어머니는 또 울보라고 놀리셔서 점점 더 옥생각하여 하루 종일 홀짝거리며 구석에 쪼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벽에다 손가락으로 낙서를 하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다.

만년 셔츠 ; 방정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방정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16 7 0 5 2017-05-24
만년 셔츠 ; 방정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박물 시간이었다. “이 없는 동물이 무엇인지 아는가?” 선생님이 두 번씩 연거푸 물어도 손 드는 학생이 없더니, 별안간 ‘옛’ 소리를 지르면서, 기운 좋게 손을 든 사람이 있었다. “음, 창남인가. 어디 말해 보아.” “이 없는 동물은 늙은 영감입니다!” “예에끼!” 하고, 선생은 소리를 질렀다. 온 방안 학생이 깔깔거리고 웃어도, 창남이는 태평으로 자리에 앉았다. 수신(도덕) 시간이었다. “성냥 한 개비의 불을 잘못하여, 한 동네 삼십여 집에 불에 타 버렸으니, 성냥 단 한 개비라도 무섭게 알고 주의해야 하느니라.” 하고 열심히 설명해 준 선생님이 채 ..

청해의 객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6 10 0 8 2017-05-24
청해의 객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전쟁은 지금 가장 격렬한 상태였다. 이쪽과 적(敵)이 마주 대치하여, 궁시(弓矢)로 싸우던 상태를 지나서, 지금은 두 편이 한데 뭉키고 엉키어 어지러이 돌아간다. 누구가 이쪽이고 누구가 적인지도 구별할 수 없이, 그저 마주치는 사람을 치고 찌르고― 내 몸에 칼이나 화살이나를 얼마나 받았는지, 그런 것을 검분할 수도 없이, 다만 흥분과 난투 중에서 덤빌 뿐이었다. 전쟁이라기보다 오히려 난투에 가까운 이 소란에 엉키어 돌아가면서도, 무주도독(武州都督) 김양(金陽)은 한 군데 목적한 장소를 향하여 나아가려고 애썼다. 저편 한 사오십 간쯤 맞은편에서, 칼을 높이 들고 어지러이 싸우고 있는 중노인(자..

거타지의 꽃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18 3 0 6 2017-05-24
거타지의 꽃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신라 진성여왕(眞聖女王)때의 일이다. 이 왕의 막내아드님 아찬 양패공(阿■ 良具公)이 명을 받들 고 당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왕사의 탄 배는 순풍에 돛을 달고 어기어차 어기어차 서쪽 을 향하여 항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명나라로 가자면 지리상(地理上)으로 별수없이 백제의 연안 을 거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분토(糞土);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192 3 0 1 2017-05-24
분토(糞土);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목침만한 나무토막을 앞에 놓고, 칼로써 이리 깎고 저리 깎다가, (아마 무슨 신상=神像을 조각하던 듯) 이젠 싫증이 났는지, 혼잣말로, 『제법 이런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네. 이 세상 쉬운 일이 란 하나도 없군.』 하면서, 나무토막을 앞으로 밀어 치웠다. 비로소 머리를 들었다. 앞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이었다. 『아직 있었느냐. 언제부터라고. 장난에 정신이 팔려서…. 물러 가거라. 언제부터라고 그냥 서 있담…』 『…대신(大臣)님 분부를 받잡고자.』 『분부? 무슨 일이더라? 장난에 정신팔려서 무슨 일이 있 는지 잊었구나.』

치악산(雉岳山); 이인직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인직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53 3 0 5 2017-05-24
치악산(雉岳山); 이인직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강원도 원주 경내에 이름난 산은 치악산이라. 명랑한 빛도 없고, 기이한 봉우리도 없고 시꺼먼 산이 너무 우중충하게 되었더라. 중중첩첩하고 외외암암 하여 웅장하기는 대단히 웅장한 산이라. 그 산이 금강산 줄기로 내린 산이나 용두사미라. 금강산은 문명한 산이요, 치악산은 야만의 산이라고 이름지을 만한 터이라. 그 산 깊은 곳에는 백주에 호랑이가 덕시글덕시글하여 남의 고기 먹으려는 사냥 포수가 제 고기로 호랑이 밥을 삼는 일이 종종 있더라. 하늘에 닿듯이 높이 솟아 동에서부터 남으로 달려 내려가는 그 산 형세를 원주 읍내서 보면 남편 하늘 밑에 푸른 병풍 친 것 같더라. ..

산촌여정(山村餘情); 이상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상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20 9 0 2 2017-05-24
산촌여정(山村餘情); 이상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산촌여정(山村餘情)> 미리보기 향기로운 MJB의 미각을 잊어버린 지도 20여 일이나 됩니다. 이 곳에는 신문도 잘 아니 오고 체전부(遞傳夫)는 이따금 하드롱 빛 소식을 가져옵니다. 거기는 누에고치와 옥수수의 사연이 적혀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사는 일가 때문에 수심이 생겼나 봅니다. 나도 도회에 남기고 온 일이 걱정이 됩니다. 건너편 팔봉산에는 노루와 멧돼지가 있답니다. 그리고 기우제 지내던 개골창까지 내려와서 가재를 잡아먹는 곰을 본 사람도 있습니다. 동물원에서밖에 볼 수 없는 짐승, 산에 있는 짐승들을 사로잡아다가 동물원에 갖다 가둔 것이 아니라, 동물원에 있는 짐승들을 이런..

옛날 꿈은 창백하더이다 ; 나도향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나도향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04 3 0 2 2017-05-24
옛날 꿈은 창백하더이다 ; 나도향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소설> 미리보기 내가 열 두 살 되던 어떠한 가을이었다. 근 5리나 되는 학교를 다녀온 나는 책보를 내던지고 두루마기를 벗고 뒷동산 감나무 밑으로 달음질하여 올라갔다. 쓸쓸스러운 붉은 감잎이 죽어가는 생물처럼 여기저기 휘둘러서 휘날릴 때 말없이 오는 가을바람이 따뜻한 나의 가슴을 간지르고 지나가매, 나도 모르는 쓸쓸한 비애가 나의 두 눈을 공연히 울먹이고 싶게 하였다. 이웃집 감나무에서 감을 따는 늙은이가 나뭇가지를 흔들 때마다 떼지어 구경하는 떠꺼머리 아이들과 나이 어린 처녀들의 침삼키는 고개들이 일제히 위로 향하여지며 붉고 연한 커다란 연감이 힘없이 떨어진다. 음습한 땅 냄새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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