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문학 읽기 368

가애자(可愛者); 김남천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남천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185 3 0 2 2017-05-24
가애자(可愛者); 김남천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가애자(可愛者) 「여기좀 세워주게 저 약방앞에.」 걸칙한 이말에 교통신호에 걸렸다가 금방 새로운 속력을 내여 앞을 다투든 자동차는 급정거를 하야 찍, 찌직-하고 뒤바퀴를 끌면서 보도우에 우뚝섰다. 덜컥 앞으로 한번 밀렸다가 묵직한 몸집이 다시 씨-트에 파묻히우는 순간 「어데랍시요?」 하고 무른것은 핸들을 쥔채얼골을 돌리는 운전수가 아니고 그의옆에 가방을 들고 앉어있는 윤수(允秀)였다. 「응-저기 저 약약방.」

안 돌아오는 사자(使者);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176 3 0 2 2017-05-24
안 돌아오는 사자(使者);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이성계의 함흥차사 이야기 "또 한 놈—." "금년에 들어서도 벌서 네 명짼가 보오이다. " "그런 모양이다. 하하하하," 용마루가 더룽더룽 울리는 우렁찬 웃음소리다. "어리석은 놈들, 무얼 하러 온담." 저편 한길에 활을 맞아 죽은 사람을 누각에서 내려다보며 호활하게 웃는 인물. 비록 호활한 웃음을 웃는다 하나, 그 뒤에는 어디인지 모를 적적미가 감추어 있었다. 칠십에 가까운 듯하나 그 안색의 붉고 윤택 있는 점으로든지 자세의 바른 점으로든지 음성의 우렁찬 점으로든지 아직 젊은이를 능가할 만한 기운이 넉넉하게 보였다. "이제도 또 문안사(問安使)가 오리이까?..

노마만리(駑馬萬里); 김사량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사량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07 7 0 21 2017-05-24
노마만리(駑馬萬里); 김사량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이 조그마한 기록은 필자가 중국을 향하여 조국을 떠난 지 바로 일개월 만에 적 일본군의 봉쇄선과 유격지구를 넘어 우리 조선의용군의 근거지인 화북 태항산중(華北 太行山中) 으로 들어온 날까지의 노상기(路上記)와 또 여기 들어온 뒤 의 생활록, 견문, 소감, 이런 것을 적어 놓은 것이다. 말하자 면 두서없는 붓끝의 산필(散筆)이다. 하나 이 기록은 언제까지 끝날 일인지, 혹은 어느때에 중 단될 일인지 필자 역시 예기치 못하는 바이다. 그것은 우리 의용군이 잔폭(殘暴)한 적군을 쳐 물리치며 압록강을 건너 장백산을 타고 넘어 우리나라 서울로 진군하는 <장정기>(長 征記)에 이르기까지 계속될 것이로..

물 ; 김남천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남천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64 5 0 8 2017-05-24
물 ; 김남천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물> 물은 사람에게 하루라도 없어서는 아니 될 중요한 물건의 하나인 듯싶다. 그런 의미에서가 아니라 물은 우리들과 특별히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는 듯싶다. 물―---여기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 두평 칠합(二坪七合)이 얼마만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똑똑히 알지 못하였었다. 말로는 한 평 두 평 하고 세어도 보고 산도 놓아 보았지만 두평 칠합 하면 곧 얼마만한 면적의 지면을 가리키는지 똑똑히 느껴 본 적은 없었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길이와 넓이를 한 치도 틀리지 않게 두평 칠합을 전신에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도 손으로 세거나 연필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전 몸뚱이를 가지고 그..

호미부 이제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33 5 0 3 2017-05-24
호미부 이제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신라 원성왕 때였다. 그때 신라의 풍속으로 팔월 여드렛날부터 보름날까지 <복 회>라 하는 것이 있어서 남녀 노소를 물론하고 흥륜사(興輪 寺)의 전탑을 도는 것이 연중행사로 되어 있었다. 단풍 핀 나무 아래를 무수한 남녀 노소가 복을 빌면서 전탑을 두고 돌고 있는 것이었다. 어떤 해 팔월 보름날이었다. 낭도 김현(金現)도 이 무리의 한 사람이 되어서 전탑을 돌고 있었다. 밤은 어지간히 깊었다. 중추의 달─ 오월은 머리 위를 넘 어서 벌써 조금 서쪽으로─ 초저녁에는 쏟아져 넘칠 듯이 많던 선남 선녀도, 밤이 깊 음을 따라서 차차 제집으로 돌아갔다. 한 사람, 두 사람, 한 패, ..

승암의 괴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24 3 0 8 2017-05-24
승암의 괴녀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승암(僧庵)의 괴녀(怪女) 백월산(白月山)은 신라 구부군(仇夫郡)의 북쪽에 있는 커다란 산이다. 아름다운 봉우리와 기이한 바위와 험한 골짜기가 많은 뫼다. 구부군은 지금의 의안(義安)이다. 이 백월산에 대하여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옛날 당나라 천자가 대궐 뜰 앞에 한 개의 못을 팠다. 그리고 그 못가를 산책하는 것을 한 소일로 하고 있었다. 어떤 보름달 밝은 밤, 이 못가를 거닐고 있던 천자는 괴상한 광경을 발견하였다. 못에는 웬 커다란 뫼가 하나 비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뫼, 험한 바위 사이로는 한 마리의 사자가 이리저리 머리를 두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기이한 일에 의아하게 생각하고 천..

언약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김동인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21 3 0 2 2017-05-24
언약 ; 김동인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딱한 일이었다. 칠십줄에 든 늙은 아버지, 그렇지 않아도 인생으로서는 근 력이 줄어 들어갈 연치에, 본시부터 허약하던 몸에다가 또 한 일생을 통하여 빈곤하게 살기 때문에 몸에 저축되었던 영양이 없는 탓인지, 근래 눈에 뜨이게 못되어 가는 아버지 의 신체 상태가 자식된 도리로서는 근심이 여간이 아니던 차인데, 게다가 엎친데 덮친다고 군졸에 뽑히다니. 칠십난 노인이 국방을 맡으면 무엇을 감당하랴. 당신 몸 하나도 건사하기 어려워 하던 이가 국방군으로? 그러나 피 할 수 없는 나라의 분부다. 임지(任地)를 물어본즉 고구려와의 국경이라 한다. 일가친 척이라고는 자기(열다섯살의 소녀) 하나밖..

여수(旅愁); 정인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정인택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356 7 0 1 2017-05-24
여수(旅愁); 정인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생각하니 김군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러니까 두자 길이가 넘는 김군의 유고 뭉치를 내가 맡아 간직한지도 이미 한 해가 넘는 셈이다. 살릴 길 있으면 살려주어도 좋고 불살라버리거나 휴지통에 넣어도 아깝게 생각 안할 터이니 내 생각대로 처치하라고─그것이 김군의 뜻이었노라고 유고 뭉치를 내게 갖다 맡기며 김군의 유족들은 이렇게 전했었다. 그 유고 속에는 김군이 30평생을 정진하여온 문학적 성과가 모조리 들어 있었다. 장편 단편 합하여 창작만이 20여 편, 시가 400자 원고지로 삼사백매, 그리고 일기, 수필, 감상 나부랭이는 부지기수였다. 나는 게으른 탓도 있..

잡초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광수 | 문학공감대 | 1,000원 구매
0 0 217 3 0 5 2017-05-24
잡초 ; 이광수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오학동(五鶴洞)은 이씨촌(李氏村)이었다. 한 삼백 년 전에 이씨의 한 집안이 무룡(舞龍)재를 넘어 이곳으로 와서 살림을 시작한 것이 오학동의 시작이었다. 조상의 뼈를 좋은 곳에 묻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삼백 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온 한 집안은, 삼백 년 뒤— 그때의 조상부터 십 오륙 대를 내려온 지금에는, 거기는 커다란 동네를 이루어 호구 일백 사십여 호 사람의 수효 육칠백 명, 항렬로 캐어서 어린아이의 고조부로 비롯하여 늙은 고손까지 촌수로는 이십 육칠 촌까지의 순전한 이씨와 그들의 아내들로서 커다란 마을을 이루었다.

산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이효석 | 문학공감대 | 500원 구매
0 0 243 7 0 10 2017-05-24
산 ; 이효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나무하던 손을 쉬고 중실은 발 밑의 깨금나무 포기를 들쳤다. 지천으로 떨어지는 깨금알이 손안에 오르르 들었다. 익을 대로 익은 제철의 열매가 어금니 사이에서 오도독 두 쪽으로 갈라졌다. 돌을 집어던지면 깨금알같이 오도독 깨어질 듯한 맑은 하늘, 물고기 등같이 푸르다. 높게 뜬 조각구름 때가 해변에 뿌려진 조개껍질같이 유난스럽게도 한편에 옹졸봉졸 몰려들 있다. 높은 산등이라 하늘이 가까우련만 마을에서 볼 때와 일반으로 멀다. 구만 리일까 십만 리일까. 골짜기에서의 생각으로는 산기슭에만 오르면 만져질 듯하던 것이 산허리에 나서면 단번에 구만 리를 내빼는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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